옛날에 기어다니는 앉은뱅이가 있었답니다.
추운 겨울밤이면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남의집 꿀뚝을 끌어않고 밤을 보내고, 낮에는 장터를 돌아 다니며 빌어 먹으며 살아갔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장터에서 구걸하는 맹인을 만났습니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었기에 두사람은 끌어 앉고 울면서 같이 살기로 하였습니다.
앉은뱅이는 맹인에게 자기를 업으면 길을 안내하겠다고 하였답니다.
맹인이 앉은뱅이를 엎고 장터에 나타나면, 서로 돕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던 사람들은 두사람에게 넉넉한 인심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빌어먹고 살지만 예전 보다는 살기가 많이 좋아졌답니다.
보는 놈이 똑똑하다고, 점차 앉은뱅이는 맛있는 음식만 골라먹고 맹인에게는 음식을 조금만 나누어 주다가 보니
앉은뱅이는 점점 살이쪄 무거워지고, 맹인은 점점 약해져 갔습니다.
어느날 두사람은 시골 논길을 가다가 맹인이 힘이 빠져 쓰러지면서 두사람 모두 도량에 쳐박혀 죽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우리도 균형을 잃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것, 이해와 배려속에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