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 권오범
가을이 제멋에 취해
알록달록 뭉그적거리자
겨울이 밤을 도와 비를 앞세우고 와
왜바람 입김 토해 천방지방 헤살놓는 아침
강제로 이별한 은행잎들이
아스팔트 갓길 따라 서로 베고 누워있다
차들이 흘린 날파람에
약삭빠른 것들 우루루 일어나
무단횡단 일삼아 무질서하다
첫밗부터 심상찮은 걸 보면
올에 부임한 동장군은
왠지 괄괄한 것 같아
벌써부터 오스스한 어깻죽지
모기 한 마리 시절도 모르는지
단단히 여민 출근길 버스 속
군침 도는 뷔페 어쩌지 못해
귓가 맴돌며 입맛 다시는 소리